특별한 목표 없이 물 흐르듯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떠난 2박 3일 교토 여행! 큰 계획만 짜고 자유롭게 즐긴 이번 여행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혹시 “이것밖에 안 했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느긋한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1일차: 교토 도착 & 첫날 탐방
오전 – 인천공항에서 교토까지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10시 10분 진에어 만석 비행기를 타고 간사이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교토역까지는 하루카 열차로 약 1시간 30분 소요되었어요.
하루카 팁:
- E-티켓을 실물 티켓으로 교환할 때, 지정석을 원하시면 개찰구 옆 키오스크 대신 JR 티켓 부스 옆 초록색 테두리 기계를 이용하세요. 개찰구 키오스크는 자유석만 발권되며, 티켓을 개찰구에 넣을 수 없으니 역무원에게 보여주고 입출입해야 합니다.
간사이 공항은 선선했지만, 교토역에 내리니 무더운 찜질방 같은 공기가 반겼어요. 그래도 하늘은 쾌청하고 예뻤습니다!
숙소: 미츠이 가든 호텔 가와라마치 조쿄지
교토역에서 택시로 이동한 숙소는 미츠이 가든 호텔 가와라마치 조쿄지. 신사 부지에 지어진 호텔로,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지만 곳곳에 예술 작품이 배치되어 일본스러운 매력이 넘쳤어요. 특히 대욕장은 깔끔하고 조용해 힐링하기 딱 좋았습니다. 단점은 세면대 위치가 조금 불편했던 점 정도?
오후 – ARABICA 커피 & 규카츠
체크인 후 숙소 바로 앞 다이마루 1층에 있는 ARABICA로 커피를 마시러 갔어요. 아라시야마 대신 교토라떼로 아라시야마의 기분을 만끽! 친구는 라떼, 저는 교토라떼를 시켰는데, 라떼는 고소하고 교토라떼는 살짝 달큰한 맛이 매력적이었어요. 너무 맛있어서 다음 날 또 방문했답니다!
늦은 점심으로는 규카츠 교토 가츠규 테라마치점에서 안심 규카츠와 야마자키 하이볼을 주문했어요. 규카츠는 당연히 맛있었지만, 야마자키 하이볼의 깔끔함이 정말 내 스타일! 아쉽게도 마지막 잔이라 솔드아웃되었네요. (참고로, 야마자키 12년산을 사려 했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에 포기, 공항 면세점에도 없었어요…ㅠㅠ)
저녁 – 니시키 시장 & 이치란 라멘
배부른 상태로 소화를 시킬 겸 니시키 시장을 둘러봤어요. 맛있는 냄새에 끌려 타코야끼와 새우구이를 사 먹으며 주전부리 투어를 즐겼습니다. 곧 결혼하는 친구 커플을 위해 젓가락에 각인 선물을 샀는데, 이게 이틀 차에 작은 헤프닝으로 이어졌어요(뒤에서 공개!).
해가 지고 어둑해진 교토의 거리는 조명 하나로도 낭만적이었어요. 숙소 근처 편의점(패밀리마트, 슈퍼마켓)에서 간식을 사러 갔지만 물건이 별로 없어 살짝 실망. 그래도 낫또에 첫 도전해봤는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피노는 딸기치즈케이크 맛으로 구매.
야식으로는 이치란 라멘에 도전! 저녁 11시 30분인데 30분 웨이팅이라니, 실화인가요? 중국 관광객이 많았지만, 기다린 보람 있게 한 그릇 뚝딱 비웠습니다. 이후 호텔 대욕장에서 뜨끈하게 몸을 풀고 첫날을 마무리. 대욕장은 늦은 시간이라 한적하고 릴렉스한 분위기가 최고였어요.
2일차: 교토의 아침과 신사 탐방
아침 – ja! rêve 카페
호텔 조식을 따로 신청하지 않아 근처 ja! rêve 카페에서 아침을 해결했어요. 디저트 가게 겸 바로, 오전에는 커피와 크로와상(또는 크로와상 샌드위치)을 판매합니다.
- 메뉴: 시즌 야채 크로와상 샌드위치, 햄치즈 크로와상 샌드위치, 라떼
- 후기: 따끈한 크로와상에 고소한 라떼,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과의 스몰토크까지! 바 형태 좌석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기대 이상으로 기분 좋은 아침 식사였습니다.
오전 – 기요미즈데라 & 소소한 디저트
아침 9시 12분, 우버 택시를 타고 기요미즈데라로 이동. 족저근막염과 발목염좌로 걷는 걸 줄이기 위해 이번 여행은 택시 위주로 다녔어요. 우버 할인 쿠폰 덕에 비용도 생각보다 적게 들었답니다. 기요미즈데라 가는 길은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우산 없이 타이밍 맞춰 다녔어요. 주말이라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기요미즈데라 근처에서 소우소우 화과자와 이름 모를 가게의 녹차빙수, 구운 떡을 먹었는데, 특히 떡은 불맛과 당고 양념이 환상적이었어요!
점심 – 야사카 1646 (장어덮밥)
점심은 야사카 1646([야사카 신사 남문 근처])에서 히츠마부시(장어덮밥)를 먹었어요. 키오스크 주문부터 유쾌한 할머니 사장님이 도와주셨고, 맛은 퍼펙트! 구글 후기대로 웨이팅이 거의 없었지만, 우리 뒤로는 줄이 생겼네요.
오후 – 겐닌지 & 니시키 시장 재방문
점심 후 겐닌지로 이동. 넓은 부지에 무료 산책 구간과 유료 관람 구간(예술 작품, 전통 정원)이 있어 여유롭게 즐기기 좋았어요. 비 오는 날 실내 관람이 가능해 꿀팁! (단, 셀카는 금지, 앉아서 관람 가능 but 눕는 건 금지.)
니시키 시장으로 돌아가 전날 젓가락 각인 실수를 수정하러 갔어요. 친구 이름 스펠링이 틀린 걸 뒤늦게 발견했는데, 가게에서 10분 만에 새로 각인해줘서 헤프닝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정말 감사했어요.
저녁 – 후시미 이나리 신사 & 오코노미야키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후시미 이나리 신사로 이동. 비 덕에 사람이 적어 인증샷 찍기 좋았어요. 우비를 사려다 결국 안 사고 비 맞으며 다녔습니다.
마지막 저녁은 테라마치 거리에서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려 했지만, 원래 가려던 Zetto가 솔드아웃. 바로 옆 TONTON에 들어갔는데, 현지인 맛집 느낌의 가게였어요. 청결은 살짝 아쉬웠지만, 오믈렛 야끼소바는 기본 이상의 맛! 이자카야는 체력 방전으로 포기하고 편의점 간식으로 마지막 밤을 마무리.
3일차: 교토역 아침 식사 & 귀국
마지막 날 아침은 교토역 지하 Tsukumo Udon에서 우동으로 시작. 현지인들이 아침에 간단히 먹으러 오는 곳으로, 쫄깃한 면발과 가성비가 인상적이었어요. 아직도 그 식감이 생각나네요!
떠나는 날은 어김없이 날씨가 좋아 아쉬웠지만, 하루 1.8만~2만 보를 걷는 알찬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 여름 휴가지 고민 시작!
마무리
특별한 계획 없이 떠난 교토 여행은 느긋함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어요. % ARABICA의 교토라떼, ja! rêve의 크로와상, Tsukumo Udon의 쫄깃한 우동, 그리고 겐닌지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교토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이 후기가 도움이 되길!